몸이 아픈 원인을 마음 탓으로 돌리는 건 대단히 오래된 사고 방식입니다. 작가들은 물론 의사들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병리 현상을 마음의 병으로 접근하곤 했습니다. 16세기 잉글랜드 튜더 왕조의 궁중 의사들이 남긴 기록에도, 몰리에르가 1673년에 펴낸 책 <상상병 환자>에도 마음의 병을 얻어 곧 몸이 허해지고 앓게 되었다는 설명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또한, 19세기 더보기…

5,600만 년 전, 지구는 팔레오세-에오세 극온난기(PETM)를 겪었습니다. 그 시기,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섭씨 7도 이상 높았습니다. 거의 모든 얼음이 녹았고, 북극과 남극 온도는 여름에도 20도에 육박했습니다. PETM 시기에도 탄소와 산소의 동위원소 비율이 오늘날처럼 크게 변했습니다. PETM 시기 외에도 인류가 미래에 남길 가능성이 있는 지질학적 변화들이 관찰된 시기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더보기…

개빈 슈미트가 내 생각을 뛰어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5분이면 족했습니다. 슈미트는 세계 최고의 기후과학연구소 중 하나인 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GISS)의 소장입니다. 지난해 말, 나는 GISS 에 한 가지 제안을 하러 갔습니다. 우주물리학자인 나는 지구온난화를 “우주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곧, 지구 외의 다른 행성에서 문명을 만들고 그 문명 때문에 기후변화를 겪게 더보기…

우울증은 오직 인간만 겪는 고통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우울증과 우울함에 관해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토대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3억 5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숫자와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공지능 연구가 꽃을 피우게 된 데는 인간의 뇌에 관한 연구가 크게 기여했죠. 이번에는 더보기…

부모가 자신의 직업에 관해서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훗날 자녀가 자라 창업가가 될 확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의 한스 비드 교수와 스탠포드대학교의 폴 오이어 교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의 대화와 교육, 그리고 기업가 정신(Dinner Table Human Capital and Entrepreneurship)”이라는 논문에서 유년기 동안 아버지가 일하는 분야의 지식에 노출되는 것이 나중에 아버지의 연줄을 더보기…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온상”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첫해 이민 관련 정책을 펼 때마다 바로 저 문장을 신조로 삼았습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이민자 보호도시(sanctuary cities)”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죠. 얼마 전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불법체류 이민자, 마약상, 인신매매범, 깡패들이 매일같이 이민자 보호도시를 거쳐 미국 사회로 흘러들어옵니다. 이민자 보호도시란 말 더보기…

한 사회가 성을 다루는 방식은 그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성을 둘러싼 투쟁의 양식은 변해 왔습니다. 인종간 결혼금지법(anti-miscegenation)에서 동성애와 성노동의 불법화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성관계를 해야 하는지 규정해 왔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바람직한 성관계를 개인의 선택과 성적 자율성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보기…

지난 18일 밤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보행자가 우버의 SUV 자율주행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템피 경찰서장 실비아 모이어의 발표를 인용해 숨진 일레인 허츠버그(49) 씨가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에서 약 100m쯤 떨어진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었으며, 제한속도 시속 35마일(약 56km/h) 구역에서 시속 38마일(약 61km/h)로 달리던 차량 앞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더보기…

1928년, 근대 신경과학의 아버지인 산티아고 라몬 이 카잘은 성인의 뇌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초기 발달 단계 이후 뇌세포는 성장과 재생을 멈춘다. 성인의 뇌에서 신경 경로는 고정되어 있으며 변하지 않는다. 모든 세포는 죽을 뿐 어떤 것도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90년 이 지난 지금도 그의 말이 참인지는 모릅니다. 첫 수 더보기…

수컷 참새가 목청껏 짝을 찾아 세레나데를 부릅니다. 그런데 참새가 있는 곳이 유전으로 원유 추출이 한창이다 보니 주변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 암컷 참새는 수컷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합니다. 수컷 참새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갈까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과학자들은 사바나 참새(Savannah sparrow)가 짝짓기할 때 상대방을 찾으며 부르는 노래를 수백 시간 더보기…